[00:12.30]며칠째 계속되는 백야
[00:13.80]또 이글거리는 태양은 꽤 많은
[00:15.97]자들을 그 열기 속에 묻어 버리고
[00:18.07]남은 몇몇 생존자들의 메마른
[00:20.51]입술마저 더욱 태워버리고 만다
[00:22.92]횡단은 갈수록 점차 힘겨워지고
[00:25.64]깨달은 것은 조밀한 계획이
[00:27.69]이끄는 적자생존이란 결과
[00:30.50]가끔 이 현실이 꿈이었으면
[00:32.69]하는 생각을 해
[00:45.46]낮과 밤의 경계는 사라진 지 오래
[00:47.71]정신을 잃는다면
[00:48.77]여기서 살아남지 못해
[00:50.35]사뭇 진지하게 생각해보지만
[00:52.20]며칠째 멍한 머릿속은
[00:54.19]그 시간마저도 가만두질 않네
[00:57.57]도대체 우리가 얼마나 왔지
[00:59.06]글쎄 마지막으로 내 나침반을
[01:01.65]꺼냈던 게 언제인지 기억이 나질 않아
[01:04.41]여긴 막 지나간 자리일 수도 있어
[01:07.94]미치겠네
[01:08.76]방향 감각의 상실
[01:10.23]그것보다 더 무서운 것은
[01:11.78]황량해져 버린 마음속에 자리한 낙심
[01:14.32]결국 이렇게 사라지겠지
[01:15.84]다시 돌아가고 싶어
[01:17.15]출발점으로 말이야
[01:18.54]오늘이 며칠인지 아니 무엇이든지
[01:21.17]아무나 좀 내게 말해줘
[01:22.70]난 아직도 항해 중
[01:24.20]지도를 펴도 아무것도 알 수 없고
[01:26.38]자꾸 불어오는 바람에
[01:27.99]잠시 눈을 감아보네
[01:34.31]물 얼마나 남았지
[01:38.70]끝이다
[01:40.87]아무 관심도 지원도 없는
[01:42.39]이것은 무모한 시도
[01:43.66]난 한시도 여유 또 작은
[01:45.23]안심도 할 수 없어
[01:46.62]뒤처진다는 것은 죽음을 의미
[01:49.01]아군의 진군을 따라잡지
[01:50.75]못한 채 잊혀지겠지
[01:52.18]마치 종착역이 없는 열차를 타고서
[01:55.23]사라진 목적을 쫓아가는 기분이군
[01:57.80]가까스로 살아남은 인들과 그렇게
[02:00.48]희미해진 채로 계속 걷고 있던 찰나
[02:11.48]아 더워 근데
[02:21.98]근데 이거 무슨 소리지
[02:23.59]눈을 뜨고 사방을 둘러봤을 때
[02:25.44]보인 건 너무 익숙한 내방
[02:27.35]어젯밤 건드리던 4마디
[02:29.48]짧은 비트가 루핑되고 있군
[02:31.74]피곤함에 밤새 켜놓고 잔 모양인데
[02:34.47]꿈치고는 너무 생생해라며
[02:36.64]마른 입술을 물 한
[02:38.04]모금으로 적당히 훔치고는
[02:40.26]이내 돌아본 침대 머리맡엔
[02:42.42]모래 한 줌과 낡아빠진 나침반이